2026년 8월 24일 월요일

즐거운 잔치에 폐위된 왕후 / 에스더 1장 1~22절

에스더 1장 1~22절

1 이 일은 아하수에로 왕 때에 있었던 일이니 아하수에로는 인도로부터 구스까지 백이십칠 지방을 다스리는 왕이라

2 당시에 아하수에로 왕이 수산 궁에서 즉위하고

3 왕위에 있은 지 제삼년에 그의 모든 지방관과 신하들을 위하여 잔치를 베푸니 바사와 메대의 장수와 각 지방의 귀족과 지방관들이 다 왕 앞에 있는지라

4 왕이 여러 날 곧 백팔십 일 동안에 그의 영화로운 나라의 부함과 위엄의 혁혁함을 나타내니라

5 이 날이 지나매 왕이 또 도성 수산에 있는 귀천간의 백성을 위하여 왕궁 후원 뜰에서 칠 일 동안 잔치를 베풀새

6 백색, 녹색, 청색 휘장을 자색 가는 베 줄로 대리석 기둥 은고리에 매고 금과 은으로 만든 걸상을 화반석, 백석, 운모석, 흑석을 깐 땅에 진설하고

7 금 잔으로 마시게 하니 잔의 모양이 각기 다르고 왕이 풍부하였으므로 어주가 한이 없으며

8 마시는 것도 법도가 있어 사람으로 억지로 하지 않게 하니 이는 왕이 모든 궁내 관리에게 명령하여 각 사람이 마음대로 하게 함이더라

9 왕후 와스디도 아하수에로 왕궁에서 여인들을 위하여 잔치를 베푸니라

10 제칠일에 왕이 주흥이 일어나서 어전 내시 므후만과 비스다와 하르보나와 빅다와 아박다와 세달과 가르가스 일곱 사람을 명령하여

11 왕후 와스디를 청하여 왕후의 관을 정제하고 왕 앞으로 나아오게 하여 그의 아리따움을 뭇 백성과 지방관들에게 보이게 하라 하니 이는 왕후의 용모가 보기에 좋음이라

12 그러나 왕후 와스디는 내시가 전하는 왕명을 따르기를 싫어하니 왕이 진노하여 마음속이 불 붙는 듯하더라

13 왕이 사례를 아는 현자들에게 묻되 (왕이 규례와 법률을 아는 자에게 묻는 전례가 있는데

14 그 때에 왕에게 가까이 하여 왕의 기색을 살피며 나라 첫 자리에 앉은 자는 바사와 메대의 일곱 지방관 곧 가르스나와 세달과 아드마다와 다시스와 메레스와 마르스나와 므무간이라)

15 왕후 와스디가 내시가 전하는 아하수에로 왕의 명령을 따르지 아니하니 규례대로 하면 어떻게 처치할까

16 므무간이 왕과 지방관 앞에서 대답하여 이르되 왕후 와스디가 왕에게만 잘못했을 뿐 아니라 아하수에로 왕의 각 지방의 관리들과 뭇 백성에게도 잘못하였나이다

17 아하수에로 왕이 명령하여 왕후 와스디를 청하여도 오지 아니하였다 하는 왕후의 행위의 소문이 모든 여인들에게 전파되면 그들도 그들의 남편을 멸시할 것인즉

18 오늘이라도 바사와 메대의 귀부인들이 왕후의 행위를 듣고 왕의 모든 지방관들에게 그렇게 말하리니 멸시와 분노가 많이 일어나리이다

19 왕이 만일 좋게 여기실진대 와스디가 다시는 왕 앞에 오지 못하게 하는 조서를 내리되 바사와 메대의 법률에 기록하여 변개함이 없게 하고 그 왕후의 자리를 그보다 나은 사람에게 주소서

20 왕의 조서가 이 광대한 전국에 반포되면 귀천을 막론하고 모든 여인들이 그들의 남편을 존경하리이다 하니라

21 왕과 지방관들이 그 말을 옳게 여긴지라 왕이 므무간의 말대로 행하여

22 각 지방 각 백성의 문자와 언어로 모든 지방에 조서를 내려 이르기를 남편이 자기의 집을 주관하게 하고 자기 민족의 언어로 말하게 하라 하였더라



즐거운 잔치에 폐위된 왕후


에스더의 특별함


오늘부터 에스더서를 함께 읽습니다. 에스더서는 느헤미야 뒤에 있어서 느헤미야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예루살렘 성벽이 미쳐 완공되지 못했을 때 일어난 사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느헤미야가 바사 왕 아닥사스다의 허락 아래 성벽을 회복하기 전, 그 전대 왕 아하수에로 왕 시절에 있었던 일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정리하면, 성전 재건을 허락한 고레스 왕, 성전 완공하도록 도움을 준 다리오 왕이 있었습니다. 이 왕들의 시기가 에스라가 등장하지 않는 에스라서 초반부 이야기입니다. 에스라가 등장하는 에스라서 후반부와 느헤미야의 이야기는 아닥사스다 왕 시기입니다. 반면에 에스더서는 이 성벽을 세우도록 한 아닥사스다 왕의 아버지 아하수에로 왕 시절에 일어난 일입니다. 구약 역사서 순서는 거의 역사 순서대로 되어 있지만, 이 에스더서만 예외로 순서에 맞지 않게 배치되었습니다.


또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보통 역사서는 가나안 땅에 사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역사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정복 초기나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시기처럼 소수라도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 가나안에서 언약 백성인 이스라엘 민족에게 일어난 일을 기록하였습니다. 하지만 에스더는 그렇지 않습니다. 가나안 땅을 벗어나 흩어져 살아가는 이스라엘 백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에스더에서는 언약도, 하나님도, 전면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특히 오늘 우리가 읽었던 에스더 1장에는 이스라엘 백성도, 가나안 땅도, 언약도 하나님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오직 이방나라 바사의 이야기만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이야기할지 본문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하수에로의 전쟁 준비


에스더 1장은 아하수에로 왕을 소개하면서 시작합니다. 우리는 아하수에로 왕을 영화를 통해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2007년 영화 300에서 그리스를 침공하는 페르시아의 황제 크세르크세스가 성경에서 만났던 아하수에로 왕입니다. 원래 고대 페르시아 말로는 흐샤아르샤, 전사들을 다스리는 왕이라는 말이었는데, 고대 히브리어는 페르시아어를 발음 그대로 옮기기 보다는 자음만 기록하다보니 아하수에로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고대에 흔히 일어났던 일입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이슬람권에서는 이스칸다르라고 불리고, 인도에서는 스칸다가 되었다가 중국까지 가서는 위타천이 되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름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아하수에로 왕은 즉위 초기부터 그리스를 침공하기 위한 준비를 했습니다. 즉위하고 3년 동안은 국내외 정세를 안정시키고 그 성과를 확인하려고 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었던 아하수에로가 베푼 180일 간의 잔치가 이 성과를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지방관과 신하들이 180일간 돌아가면서 각 지방과 부서에서 준비한 성과를 왕에게 보고했을 것입니다. 성경은 영화로운 나라의 부함과 위엄의 혁혁함을 나타내었다고 말씀합니다. 3년간 준비한 모든 것이 잘 끝났고 주변국가들의 두려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 시간이 끝나고 왕은 다시 칠 일 동안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잘 마무리 된 보고회를 축하하고 수고한 신하들을 격려하는 자리였을 것입니다. 왕은 화려한 색의 휘장을 기둥에 걸어 이 잔치가 보통 잔치가 아니라 페르시아 왕이 주최하는 잔치인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백색과 청색은 페르시아 왕을 상징하는 색입니다. 또 금과 은으로 만든 걸상을 아름다운 네 가지 색을 가진 광물로 장식된 바닥에 놓고 금잔으로 왕이 내리는 술을 마실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왕이 주최하고 왕이 참여한 잔치답게 모든 참여한 자들은 왕 앞에서 지켜야 할 법도를 지켰습니다. 아하수에로 왕이 주최한 잔치는 인도부터 에디오피아 127지방을 다스리는 대제국의 제왕에게 어울리는 풍요롭고 품격있는 잔치였습니다. 


와스디 왕후의 잔치


아하수에로 왕이 잔치를 베풀 때, 그의 왕후 와스디도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페르시아는 잔치에 남자가 여자를 동행할 수 있었기 때문에 왕이 베푼 잔치를 참여할 수 있었지만, 왕후는 따로 잔치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던 중 잔치를 베푼지 7일째 되는 날에 아하수에로 왕이 취흥이 올라 와스디 왕후를 왕이 베푼 잔치 자리에 나오도록 명령하였습니다. 성경은 이 명령을 어전 내시 므후만을 포함한 7명에게 명령을 내려 왕후를 모셔오라고 명령하였습니다. 왕이 일곱 명에게 명령을 하달한 것은 비록 취흥으로 내린 명령이지만 페르시아 왕으로서 내리는 정식 명령이며, 신하들도 그 정당함을 인정한 공적인 명령이라는 의미입니다.


왕이 왕후를 잔치 자리에 부르고자 한 이유는 왕후의 아름다운 용모를 자랑하여 자신의 왕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왕후 와스디는 아하수에로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아하수에로 왕의 입장에서는 그리스와의 큰 전쟁을 앞두고 시작한 이 거대한 사열식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왕후가 그 영광스러운 자리를 거부했습니다. 신하와 백성이 한 마음으로 왕을 따라야 하는 상황에서 왕의 권위에 큰 오점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와스디 왕후가 왕의 명령을 왜 거부했는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습니다. 성경은 그 이유를 기록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경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와스디 왕후를 처분하는 과정입니다.


와스디 왕후를 폐위하다


아하수에로 왕은 와스디 왕후를 어떻게  처분할 것인지 토론하기 시작합니다. 왕에게 법무적인 조언을 해주는 일곱 명의 지방관 중 므무간이 왕에게 와스디 왕후가 저지른 죄가 왕에게만 잘못한 것이 아니라 제국의 모든 곳에 끼칠 영향을 고려하여 왕후를 폐위할 것을 건의합니다. 왕과 거기 모인 모든 신하들이 그 말을 옳게 여겨 왕은 온 제국에 조서를 내립니다.


이 이야기는 페르시아 왕의 권위와 힘을 나타내고 그것을 옹호하는 이야기로 들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페르시아 왕과 신하, 백성은 이 일련의 사건을 통해서 페르시아의 힘과 왕권을 만방에 알릴 수 있었고 성공적으로 그리스 원정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안에 감추어져 있는 하나님의 뜻을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와스디의 자리를 비우시므로 에스더가 왕후의 자리로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셨습니다. 와스디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왕의 명령을 거부하므로 폐위되게 하였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나중에 닥칠 위기 가운데서 유대인을 구원할 실마리를 만들어 두십니다. 또 아내가 남편의 다스림과 언어를 따르도록 규정했습니다. 느헤미야 13장에서 느헤미야가 이방 여인과 결혼한 사람들을 벌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고, 흩어져 살아가는 유다인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이방인의 궁전에서 이방인들에게 일어난 일이지만, 하나님께서는 자기 언약백성을 지키기 위해 움직이고 계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


지금까지 아하수에로 왕의 궁궐에서 일어난 일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여기에는 하나님도 이스라엘도, 가나안도, 언약도 어떤 것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하나님께서 움직이시는 거대한 역사가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다스리십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다스림이 너무나 커서 하나님의 뜻을 잘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하나님의 다스림은 목적 없는 다스림이 아니라 언약백성을 향한 다스림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신뢰하며 하나님의 다스림에 순종하며 살아갈 때, 하나님께서 보호하시고 인도하시는 위대하신 뜻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비록 이해하지 못하고 동의하지 못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일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의지하며 그 보호하심 아래 우리 전 존재를 맡기는 귀한 은혜를 누리는 우리 성도님 되시길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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