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7일 금요일
“죽음에 이르는 7가지 죄”를 읽고
1. 들어가는 말
죄라는 단어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그에 따라 죄인이라는 말도 많은 뜻을 담고 있다. 신자가 아닌 일반 불신자들의 생각에는 죄인라는 말을 들었을 때, 살인이나 절도, 강도, 강간과 같은 흉악범을 떠올리기도 하고, 대기업 총수나 고위 공무원들과 같이 횡령, 세금 포탈, 투기 등과 같이 재수가 안 좋아서 혹은 꼬리가 길어서 잡히는 경제사범들을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와 같이 일반 사회 속에서 죄라고 불리는 죄목들은 사회에 필요한 질서와 안녕을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지키기로 합의한 법들을 어긴 경우를 말한다. 그리고 시민들은 사회에 필요한 질서와 안녕을 보장하기 위해서 법에게 강제성을 부여하는데, 그것이 법을 위반할 경우 재판을 통해서 받는 형벌이다. 죄목에 따른 형벌들은 다양하며 그 형벌의 강도는 천차만별이지만 그 중에서 사형을 가장 중한 형벌로 취급한다. 그래서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죄목은 극히 일부분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에는 실질적인 사형 폐지 국가이기 때문에 사형을 선고하더라도 사형수의 옷을 입고 실질적으로는 무기징역에 처할 뿐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형벌 제도는 범죄를 억제하는데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하지만 국제적인 정서와 대부분 사람들의 생각은 사람이 사람의 목숨을 결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곳곳에서 죽음에 이르는 죄를 찾을 수 있다. 특히, 모세오경에서는 돌로 쳐서 죽일 자, 나무에 매달 자 등 세세히 죽일 방법을 세세히 설명하며 죽임을 당해야할 죄를 언급한다. 신약에서도 전 재산을 바쳤다고 거짓말한 아나니아와 삽비라가 성령을 거슬렸다고 죽임 당한 것과 바울이 전하는 복음을 방해하여서 그 즉시 맹인이 된 구브로의 마술사 엘루마는 예수님이 말씀하신 바와 같이 성령을 거스르는 죄를 범함으로 용서받지 못했다. 성경은 분명히 죽음에 이르는 죄가 있다고 말한다. 그런 죄들를 피하고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는 2,000년 교회 역사의 중요한 주제였다. 이 책 “죽음에 이르는 7가지 죄”는 수도원 전통과 중세 교회 그리고 로마 카톨릭에서 내려온 7대죄에 대하여 소개하고 그 전통 속에서 죄를 다스리고 이겨내고자한 선배들의 방법들로 성화의 삶을 살아가도록 독려하는 책이다.
2. 7대 죄의 발전
죽음에 이르는 7가지 죄는 교만, 시기, 분노, 나태, 탐욕, 탐식, 정욕 이다. 이 일곱가지 죄악은 성경에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았고 이것들과 비슷한 목록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런 목록을 작성하게된 계기는 바로 사막의 수도자들이 마주하게되는 커다란 유혹들을 정리하고 그것들을 대처하기 위한 지침을 가르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이 목록을 처음 만든 사람은 에바그리우스이다. 그는 죄를 마귀가 심어주는 ‘악한 사상’ 이라 생각했기에 악한 사상을 물리치는 지침을 만든 것이다. 이 지침들은 후배 수도자들에 의해서 발전되고 실행되어져 왔다. 카시아누스가 그 대표적인 인물인데, 그는 죄를 인간의 ‘지나친 욕망’ 이라 생각했다. 지나친 육적인 욕구를 이기지 못하면 영적으로 혼탁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육체적 욕구를 다스리는데 수도자들의 역량을 집중하여 승리해야한다고 말했다. 수도자들 사이에서만 다루어지던 문제를 교회 안으로 끌어들인 것은 6세기말 그레고리우스이다. 그는 카시아누스와는 달리 그레고리우스는 죄의 본질을 하나님께 대항하고 불순종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교만을 모든 죄의 뿌리라고 생각했다. 즉, 영적인 죄가 육적인 죄로 옮아간다고 생각했는 것이다. 이후 토마스 아퀴나스는 그레고리우스의 목록을 거의 그대로 받아드렸다. 그 또한 그레고리우스의 생각을 받아드려 교만을 죄의 뿌리로 두고 영적인 죄가 육적인 죄로 옮아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7대죄는 아퀴나스와 그레고리우스의 목록을 이어 받은 것이다.
우리는 이런 죄의 목록들이 변천해오는 과정에서 육체적인 것보다 이성적이고 영적인 것을 더욱 강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시대에 흐름에 따른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초기 7대죄 목록을 만들었던 수도자들이 살았던 시대는 로마의 세속적인 문화들이 남아있어서 육적인 죄를 범하기 쉬운 시기였다. 하지만 7대죄를 교회 안으로 받아드리던 시기에는 이미 기독교의 문화가 세상을 지배하던 시기라 육적인 죄보다 영적인 죄를 더욱 경계해야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다문화, 다인종, 다종교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는 팍스 로마나의 구호 앞에 모든 세계가 전쟁 없이 물자와 문화를 교류하였던 로마 시대와 다르지 않다. 교회 안으로 7대죄의 개념을 들여오던 시대와는 다른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물론, 영적인 문제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해결할 수없는 문제라고 느껴질지도 모르겠으나, 영적인 부분보다는 육적인 문제를 통제하는 것이 어쩌면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생활 방식의 변화가 영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열쇠가 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물질만능주의적 생각을 버리기 위해서는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소중한 것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한 해결책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3. 7대죄의 각 항목
“죽음에 이르는 7가지 죄”는 교만, 시기, 분노, 나태, 탐욕, 탐식, 정욕 각 항목을 다루면서 각 항목별로 그 항목에 대한 정의와 그 항목이 미치는 영향 및 결과 그리고 그것을 이길 수 있는 방법들 순으로 다룬다. 7대죄들의 정의는 하나님을 대항하고 불순종하는 것이다. 교만은 인간 스스로가 하나님 같이 주인 노릇하려는 죄, 시기는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죄, 분노는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하는 죄, 나태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 하신 명령을 어기는 죄, 탐욕은 하나님보다 세상의 재물과 물질을 사랑하는 우상숭배의 죄, 탐식은 무관심하고 감사없는 태도로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고, 자신의 배만을 생각하는 우상숭배의 죄, 정욕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육체를 그 창조하신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는 불순종의 죄라고 정의한다. 첫 인간 아담은 이 모든 죄를 범하였다. 스스로 하나님과 같이 되려고 해서 창조주의 주권을 침해하려 하였고, 하나님께서 지으신 여자를 사랑하지 않고 오히려 그 때문에 죄를 지었다고 분노했으며, 하나님의 소유인선악과 먹기를 탐하였다. 이러한 죄는 아직까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7대죄가 미치는 영향은 다양하다.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것은 공동체를 파괴하는 것이다. 교만은 공동체 구성원들을 무시하거나 멸시하도록하고, 시기는 자기 보다 뛰어난 구성원들을 무너뜨리려한다. 분노는 복수와 연관되어 공동체를 무너뜨리고, 나태는 공동체 구성원들을 사랑하지 않음으로 서로를 떠나게 만든다. 탐욕은 구성원들과의 진실한 관계를 맺기 보다는 ‘동맹’의 관계로 공동체 내에 사랑을 없애버리고, 탐식은 사랑과 교제가 가득해야할 식사 시간을 그저 자신들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시간으로 변화시켜 버린다. 정욕은 범죄한 자신 뿐만 아니라 상대방과 가정, 공동체 전체에게도 비극적인 결말을 만든다. 공동체의 파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교회가 성도들의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교회라는 공동체는 인간의 힘으로 세워진 것이 아니고 오로지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으로 자신의 피를 주고 사신 것이기 때문이다. 7대죄를 이겨나가는 방법이 필요한 것은 그리스도 예수께서 피흘려 사신 교회를 지키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7대죄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방법 또한 각 항목별로 다양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방법은 하나님께 자신을 세우는 것이다. 교만한 나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으로 자기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깨달아 알아야 한다. 시기하는 나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것을 생각하며 내게 주어진 것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것에 감사하고, 나보다 나은 사람의 재능이 공동체에서 사용되는 것을 감사해야한다. 분노하는 나는 분노하는 대상에게 원수 갚는 일은 하나님께 있음을 명심해야한다. 나태한 나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사명이 있음을 기억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탐욕적인 나는 안전감과 만족감의 근원이 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그 안에서 살아야한다. 탐식하는 나는 육신의 음식보다 신령한 음식인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사모하도록 식성을 바꾸어야 한다. 정욕에 휩싸인 나는 이 세상의 어떤 관계에서도 줄 수 없는 기쁨을 주시는 하나님을 찾아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준이 되신다. 어떤 기준도 우리를 죄인이라 부르지 않지만, 하나님의 기준은 우리가 스스로 죄인임을 깨닫게 한다. 이 기준을 실제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다. 성경 앞에 항상 자신을 재고 넘치는 것은 잘라내고 모자라는 것은 채워넣어야 한다. 채워넣고 자르는 것 또한 성경 말씀으로 가능하다. 매일 하나님의 말씀 앞에 자신을 세워야만이 죄를 피하고 의로운 삶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
4. 나가는 말
7대죄는 우리 삶에 깊이 침투해 있다.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죄들을 범하고 그 죄의 결과로 신앙 공동체인 교회에 불안을 가중시킨다. 첫 인간 아담이 죄를 범하여 에덴 동산에서 하나님과 인간의 공동체가 파괴되었듯이, 우리의 죄성은 그리스도께서 피흘려 값주어 사신 교회 공동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죄성은 우리의 능력이나 의지로는 완전히 벗겨지지 않고, 없어지지 않는다. 죄는 하나님께 대항하고 불순종하는 것이라 말했다. 그렇듯 우리는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는 하나님께 엎드리어 순종하는 자세를 취해야한다. 그리하여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죄를 대항하고 불순종하도록 하는 힘을 주시도록 해야한다. 우리의 신앙 선배들은 이와 같이 하나님께 엎드리고 순종하여 자신을 지키는 지혜와 방법들을 하나님께로부터 공급받았다. 그것이 우리에게 7대죄의 유산인 것이다. 우리는 이 유산을 받들고 살아가야 한다. 오래된 미래가 우리 눈 앞에 있다. 선배들이 살아온 시대의 사람들과 오늘날의 시대 또한 다가올 시대의 사람들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여전히 교만하고 시기하며 분노하고 나태하며, 탐욕스럽고 탐식하며 정욕에 사로잡힐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선배들의 때와 같이 7대죄를 가르치고 그것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방법들을 서로에게 알려주어 실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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